💁♂️ 메라키플레이스 CTO 스토리
Q. 안녕하세요 운근님,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메라키플레이스에서 CTO 역할을 맡고 있는 권운근입니다.
문제 푸는 걸 워낙 좋아해서, 여러 조직과 창업을 거치며 0→1을, 1→10을, 다시 10→100으로 키워내는 과정을 두루 겪어왔어요. 지금은 메라키플레이스의 성장을 만들어내는 데 힘을 보태고 있고요.
합류한 지 이제 막 2년이 넘었네요.
Q. 왜 많은 창업, Co-founder 경험을 가지고 다음 스텝을 메라키플레이스를 선택하셨나요?
스타트업 시장에서 오랜 기간 도전을 반복하던 중에, 가족이 크게 아팠던 적이 있어요. 삶이 통째로 흔들릴 만큼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정보를 찾아 수없이 헤매고, 기다리고, 마음 졸이고, 좌절하고, 또 화가 났다가 수긍하는 것을 반복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해요.
그 기억이 제가 '의료'를, 그리고 이 팀을 선택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의료가 여전히 손대지 못한, 거의 유일하게 남은 거대한 시장이라는 확신도 있었지만, 결국 마음은 그 기억을 따라 움직였던 것 같아요.
메라키플레이스는 당시 투자사 소개로 처음 만났어요. 작은 팀이 '가장 낡은 시장을 통째로 바꾸겠다'며 덤비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앞선 창업들에서 줄곧 꿈꿔왔지만 끝내 다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이분들과 함께라면 만들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Q. CTO로 합류한 지 2년, 가장 '합류하길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으실까요?
'합류하길 잘했다'고 느낀 건 큰 성과가 났을 때가 아니라, 팀이 스스로 움직이는 걸 목격했을 때였어요.
국내에 다이어트 의약품이 처음 풀리던 날,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팀이 몇 시간 만에 '어느 병원/약국에 재고가 있는지' 보여주는 지도를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약국을 직접 찾아갔다가 발견한 인사이트로 문제를 해결한 일도 있었고, 팀의 AI Native Company 로의 전환을 이끌어주는 'AI Evangelist Club'은 누가 만들라고 한 게 아니라 구성원들 사이에서 자생적으로 시작됐어요.
이런 분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감각이, 저를 더 깊이 몰입하게 만들어요.
Q. 메라키플레이스의 가장 자랑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
메라키(meraki)는 '영혼과 열정과 정성을 다해 무언가에 임한다'는 뜻이에요. 제가 가장 자랑하고 싶은 건, 정말로 그 이름처럼 혼과 열과 성을 다하는 동료들입니다.
손에 꼽을 만큼 적은 수의 동료들이 환자/의사/약사/제약/유통/정부에 펼쳐져 있는 이 정도 크기의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고 덤빈다는 것. 그게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Q. 메라키플레이스는 기술 부채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기준으로 상환 우선순위를 정하나요?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기술 부채를 무조건 나쁜 걸로 보진 않아요. 빠르게 검증하려고 의도해서 지는 빚도 있으니까요. 다만 '고객 안전·데이터 신뢰·핵심 경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빚은 우선해서 갚습니다. 의도한 적절한 부채를 레버리지로 잘 활용하고 과도한 부채가 팀을 병들게 만들지 않도록 건강하게 관리해 나가려고 해요.
운영 차원에서도 장치를 두고 있어요. Squad Sprint를 여러 번 반복한 뒤, 한 번씩 'Chapter Sprint'를 가져갑니다. 그 사이클에서 0→1의 흔적들을 정리하고, 1→10으로 넘어가는 기능들을 다시 단단하게 재건해요. 그렇게 제품이 더 폭발적인 실험을 견디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려고 해요.
💡 문화와 일하는 방식

Q. 개발팀이 합의한 '좋은 개발'의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이 만들어진 배경도 궁금합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좋은 개발'은 '모든 문제에 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 것'이에요.
같은 제품 안에도 성격이 다른 문제풀이를 끊임없이 해나가기 때문에, 문제풀이 단위로 완전히 다른 설계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예를 들면, 검증이 필요한 0→1 단계의 문제풀이는 '버리기 좋고, 실험을 빠르게 반복하기 좋은' 구조로 만드는 것에 집중합니다. 반대로 1→10 단계의 문제풀이는 기반을 단단히 잡고 지속과 성장을 함께 고려해 설계하려 노력합니다.
그런데 '어디에 무게를 둘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결국 코드 안에서 나오지 않아요.이 문제가 시장과 제품에서 어디쯤 와 있는지, 고객이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제품 안에서 이 기능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옵니다. 그 이해가 있어야 '지금은 빠르게 버려가며 검증할 때'인지, '이제는 단단하게 쌓아 올릴 때'인지를 제대로 가늠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에게 좋은 개발은, 기술적 완성도 만큼이나 시장·고객·제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매 순간 무게중심을 옳게 잡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판단력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저희가 생각하는 좋은 개발의 방향입니다.Q. 운근님은 바라는 개발조직 그리고 메라키플레이스의 모습이 있으실까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시장과 고객, 그리고 제품에 대한 깊은 이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무엇을 만드는지, 왜 만드는지, 누구의 어떤 문제를 푸는지가 선명한 팀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과거에 겪었던 대부분의 실패는 그 이해가 흐릿한 상태로 빠르게 움직여 실패한 사례인 경우가 많다보니, 더 중요하게 바라보게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선명해진 단단한 토대 위에서 AI를 또 하나의 강력한 레버리지로 잘 다루는 조직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세상을 뒤흔드는 이 흐름에 안전하게 올라타서, 작은 규모로도 남들보다 몇 배의 임팩트를 내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진짜로 가능하게 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보니, 도전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그 과정에서 더 나아지는 즐거움을 잃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한 팀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성장, 또 성장하고 계신 분'이에요.Q. 채용에서 "스펙"보다 중요하게 보는 신호가 있다면요?
지금의 스펙보다,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지고 있는지를 보려고 합니다. 한 걸음 더 들어가, 그게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유심히 살펴봐요. 특히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고 회고하는 힘이 있는 분인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무엇이 잘됐고 무엇이 아쉬웠는지 스스로 복기하고, 거기서 얻은 배움을 다음 행동으로 구체화해 실행으로 옮겨내는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 나아간다고 믿거든요.
회고가 다음 행동을 낳고, 그 결과가 다시 회고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스스로 돌릴 줄 아는, 그런 주도적인 분인지를 보려고 노력 합니다.Q. 성과로 이어진 개선(성능, 비용, 안정성, 생산성) 사례가 있다면 구체적인 수치로 설명해줄 수 있나요?
여러 축에서 성과가 났는데, 공통점은 '고객이 가장 자주 닿는 핵심 경로'와 '작은 팀이 감당할 수 있는 구조'에 무게를 뒀다는 거예요. 주제별로 떠오르는 사례들을 말씀드려 볼게요.
성능 관점대표 사례는 비대면 진료에서 '진료받을 의사를 찾는' 검색입니다. 복잡한 필터·정렬·추천 조건이 얽힌, 저희 서비스의 핵심 여정인데 한때 목록 조회 p95가 10초를 넘겼어요. 메뉴에서 목록으로 넘어가는 랜딩 전환율이 낮을 수밖에 없었죠. 앱의 로딩 구조를 다시 분류해 꼭 필요한 것만 단계적으로 불러오게 하고(Lazy Loading), 조회와 쓰기 경로를 분리(CQRS)해 조회만 따로 최적화했습니다. 그 결과 목록 조회 p99를 0.5초 이하로 끌어내렸고, 불필요했던 목록 전환율에 대한 걱정은 없애고, 실제 고객 문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비용 관점Vercel의 과금 정책이 바뀌면서, 트래픽이 높은 SEO 페이지가 갑자기 큰 비용을 만들어내는 걸 포착했습니다. 며칠 안에 GCP 인프라로 무중단 이관을 결정했는데, 마침 이런 마이그레이션을 한 번도 안 해본 PE 동료가 직접 끝까지 해내도록 곁에서 독려했어요. 결과적으로 SEO 인프라 비용을 약 1/10로 줄였고, 트래픽이 늘어도 비용이 가파르게 따라 오르지 않도록 곡선 자체를 눕혔습니다. 비용을 막은 것보다, 한 동료가 처음 해보는 일을 자기 손으로 해낸 게 더 값진 결과였다고 생각해요.
안정성 관점'보이지 않던 걸 보이게'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측정되지 않던 시스템에 Observability를 붙이되, 큰 조직의 무거운 방식이 아니라 작은 팀이 충분히 굴릴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스케일이 안 되던 API와 비동기 처리 파이프라인을 오토스케일 구조로 바꿔, 배포나 트래픽 변동에 시스템이 알아서 기민하게 반응하도록 했고요. 소수 인원이 전체 서비스의 트래픽을 안심하고 감당하는 토대가 됐습니다.
생산성 관점AI-native 전환이 가장 크게 체감됩니다. Company-Brain Wiki repo를 구성하고, CX-agent, Q&A-agent, Dev-agent, Data-agent, QA-agent Harness를 만들어서, 제품·시스템에 대한 질문과 탐색을 이제 동료가 아니라 'SSoT(단일 진실 원천)를 꿰고 있는 Agent'에게 해나가도록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이 Agent들이 도메인과 시스템을 깊이 아는 개발자처럼 행동하도록 개선을 반복하면서, 제품을 만들어 가는 워크플로우 전반에 걸쳐 Agent 를 레버리지 해서 일하는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렇게 아낀 시간을 사람이 더 어렵고 본질적인 기술 문제와 제품 의사결정, 그리고 병렬성을 높이는데 써나가고 있어요. 누군가의 할 일이 사라지는게 아니라, 한 사람이 다룰 수 있는 문제의 크기가 몇 배로 커진다는 뜻이죠. '적은 인원으로 몇 배의 임팩트'라는 말이, 실제로 일어나도록 이런 AI native workflow 를 전사가 함께 만들고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서 공유드린 사례 모두 '어디에 무게를 둘지'를 먼저 정하고 들어간 게 공통점이에요. 그게 저희가 생각하는 좋은 개발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고요.

Q. "유행"이 아니라 "가치"를 판단하는 CTO만의 체크리스트가 있나요? 최근에 '도입할까' 검토했다가 결국 도입하지 않은 기술/도구가 있다면? 어떤 기준으로 거절했나요?
새 기술을 볼 때 저는 세 가지를 묻습니다. 되돌릴 수 있는 결정인가, 유행이 아니라 본질적인 레버리지가 큰가, 그리고 지금 우리 단계·규모에 맞는가. 이 잣대로 내린 가장 큰 결정이 '하던 마이그레이션을 멈춘' 일이었어요.
제가 합류한 2024년에, 오래 방치돼 잘 관리되지 못한 Python/Django 기반의 거대한 레거시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었어요. 과거 경험상 팀이 스케일하려면 국내 채용 풀이 더 큰 스택으로 옮기는 게 거의 정공법이라 판단했고, 팀을 설득해 마이그레이션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2024년 말에서 2025년 초, LLM의 발전을 직접 레버리지하는 PoC를 해봤어요. 작은 모듈을 Python/Django에서 Kotlin/Spring → TypeScript/Node → Golang → Rust까지 옮겨봤는데, LLM이 이 전환을 예상보다 훨씬 잘 해냈습니다. 거기서 의사결정을 바꾸게 되었어요. 앞으로 중요한 건 '사람에게 익숙한 스택'이 아니라 'LLM이 가장 잘 다루는 스택'이고, 그 스택으로 옮기는 비용도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낮아질 거라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주도하던 마이그레이션 전략을 통째로 멈췄습니다. 대신 기조를 이렇게 바꿨어요. 먼저 뛰어난 동료로 팀을 단단히 만들고, 그분들과 함께 'AI가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스택'을 적절한 미래 시점에 결정해 전환한다.
지금 와서 보면 그때 예측했던 것들이 이미 현실이 되고 있어서, 잘한 결정이었다고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메라키플레이스 X 권운근

Q. 운근님이 요즘 "가장 두려운 도전 과제" 또는 "가장 풀고 싶은 문제"가 있을까요?
뛰어난 동료를 모셔오고, 그분들이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요.
함께 공격적으로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어 갈, 그런 분들을요. 솔직히 제겐 이게 가장 어려운 문제예요.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신뢰의 문제이다 보니 정해진 답이 없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가장 잘 풀어내고 싶습니다.
Q. 지금 합류하면 가장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요?
솔직히 지금이 가장 재밌는 시기예요. 비대면 진료가 막 제도화됐고, 국가 의료 마이데이터가 열렸고, AI는 급격한 변화를 이끌며 세상 곳곳에 크랙을 만들어내고 있죠. 이러한 흐름 위에서 '나만의닥터'가 점점 더 많은 분들에게 가치를 제공해 나가고 있어요.
게다가 코로나/엔데믹/파업/정책변화 등 수많은 파도를 겪으며 살아남고 성장하고 있는 제품과 팀을 본격적으로 키워내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구간을 함께 통과하게 됩니다. 다룰 수 있는 문제의 스펙트럼도 넓어요. 다이어트 지도나 응급실 지도처럼 며칠 만에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빠른 호흡의 일부터, 마이데이터 기반의 긴 호흡이 필요한 제품까지요.
짧게 치고 빠지는 재미와 길게 쌓아 올리는 재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어서, 몰입할 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Q. 운근님이 '이 사람과 또 일하고 싶다'고 느낀 동료상이 있을까요?
계속 같은 얘기만 해서 '성장충'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지만(웃음), 그래도 역시 성장, 또 성장해나가시는 분이에요.
또 문제 앞에서 솔직한 분이요.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줄 알면서도, 끝내 자기 손으로 방법을 찾아내는 분. 그런 분과 함께 일하는 것이 성공률 0.1%도 되지 않는 이 스타트업 시장에서 확률을 가장 크게 끌어올리는 길이라는 걸, 머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경험했어요.
그리고 그 믿음은 시간이 갈수록 더 단단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메라키플레이스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의료라는 가장 낡았지만 큰 기회를 가지고 있는 시장에서,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녹여진 '의료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에요.
완전히 혁신된 의료 경험이, 전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가장 편리한 수준으로 바로 한국에서 펼쳐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의료 만큼은 우리가 그 기준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앞선 창업들에서는 원하는 만큼 달성하지 못했던 '큰 임팩트'를 이 팀과 함께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회사의 역량은 결국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에서 나온다는 걸, 우리 손으로 보여주고 싶어요.Q. 마지막으로 합류를 고민하는 미래의 동료분들에게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거나 안정적인 회사를 찾으신다면, 지금의 메라키플레이스는 적절한 선택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단, '가장 낡은 시장에서, 가장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를 처음부터 같이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원하신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메라키플레이스의 이야기에 가슴이 뛰신다면, 부담 없이 커피 한 잔 하러 오세요. 글로 다 전달 드리지 못한 에너지를 나눠 드리고 싶습니다!

